#1. 환자를 위한 진짜 의사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영민은 처음엔 안태현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우연히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후회하는 태현의 모습을 보고..
그에게서.. 한때 자신의 애제자였던 이 친구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
이 후회하고 있는 녀석에게.. 갱생의 기회가 있다고.
그래서 잘못된 길을 갔던 과거의 제자에게.. 영민은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다시 한번 자신과 함께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자신의 몸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네가 묻혔던 피는.. 의사로서 절대로 묻혀서는 안 됐던 피지만..
지금 네가 묻힐 피는.. 의사로서 반드시 묻혀야 할 피라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의사..
다시 한번 더.. 과거의 의사로..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영민과 태현은 다시 한번 더 수술대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섰다.
어렵고도 위험한 수술. 두 사람의 호흡이 중요했다.
영민은 흔들리는 팔을 부여잡고, 조금씩 튕겨져 나가려는 멘털을 버티며.. 수술을 이어갔다.
수술은 거의 성공적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수술 막바지에 결국 영민의 영혼은 승탁의 몸에서 튕겨져 나왔다.
거의 다 끝났는데.. 이렇게 포기할 순 없다.
그래서 영민은 자신의 마지막 수술을 승탁에게 맡기기로 한다.
승탁은 당황했지만.. 처음 쓰러진 영민을 눈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못했던 그때처럼 있을 수는 없었다.
이번엔 그도 변해야 했으니까.
영민의 지시를 받으며 하나하나.. 처음부터 천천히.. 그동안 노력했던 기술들을 쏟아낸다.
천천히 집중해서 승탁의 첫 번째 수술이 마무리되는 순간..
영민은.. 사라졌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영민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길 기도했던 세진에게도 그 소식이 들어갔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훈길의 수술도 무사히 끝났다.
훈길은 정신을 차렸지만 역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저 홀로 외롭게.. 그를 보러 오는 사람 한 명도 없는 병실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보미가 남몰래 그를 보기 위해 찾아왔던 것이다.
보미가 그의 수술이 성공하길..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도 훈길이 깨어나길 바라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보미가 그를 기다리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비록 기억은 못하지만 그를 익숙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보미가.. 이제는 누군가의 강요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꿈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서..
자신의 의지로 살 수 있게 되어서.. 또 다행이었다.
영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차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석 달 동안 잠들어 있었던 영민을 걱정했고, 그가 깨어난 것을 반겼다.
승탁은 정신없이 영민에게 달려갔지만 영민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승탁에게 차가웠다.
그를 반기기 위해 달려갔던 세진에게도.. 영민은 차가웠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거짓이었다.
세상의 룰을 지키기 위한 영민의 작은 배려였다.
그러면서도.. 장난이었다.
세진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그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진짜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얼굴로.. 자신의 미소로.. 세진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자신의 몸으로.. 그녀와의 오해도 풀고, 그녀와의 사랑도 시작하고.. 그녀와 행복하고 싶었다.
그리고 세진도.. 영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잠깐 미국으로 떠났다가.. 모든 것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이젠 더 이상, 아니 다시는 영민을 떠나지 않기 위해..
그의 곁에 딱- 붙어서.. 오랫동안 행복하기 위해.. 그의 곁으로.. 그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오랫동안 참아왔던 그들의 로맨스가, 그들의 멜로가.. 아니 그들의 로코가..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국찬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났다.
그의 수술이 있었던 날.. 방과장은 자신의 딸 때문에 급하게 나가야 했다.
그리고 국찬의 수술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방과장은 오랫동안 자책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국찬을 위해, 병원에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도 의사로서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했지만, 환자였던 국찬은 알아주었다.
방과장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좋은 사람을 만났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도.. 언젠가는 깨어날 수 있을 것이다.
승원과 민호는 태현의 자수로 인해 경찰에 체포된다.
태현은 영민을 오해했었다.
영민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줄 알았고, 영민 때문에 자신이 출세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민은 겉으론 태현에게 까칠하고 구박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뒤에선 지방대 출신의 태현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태현의 길을 막았던 것은 영민이 아니라 승원이었다.
승원의 반대로 영민은 더욱더 태현에게 심하게 일을 시켰다.
어떻게 해서든.. 승원이 말하는 그 잘난 실적을 올려주기 위해서..
태현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자신의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뒤늦게나마 영민의 진심을 깨달은 태현은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고, 또 모든 진실을 밝히고..
조금 더 당당해진 뒤에.. 영민 앞에.. 서고 싶었다.
태현이 승원과의 대화를 녹취한 덕분에.. 승원과 민호가 꾸몄던 일들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잠깐 잘못된 길로 들어섰지만, 순간의 욕심으로 잘못된 선택을 했지만..
태현 또한 결국.. 의사였다.
사람을 살리고 싶어 했던.. 그런.. 의사였다.
테스 형은 어쩌면 병원의 수호신이자, 소크라테스가 아닌 히포크라테스로.. 병원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줬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그의 자리를.. 영민과 승탁이 대신할 수 있게 되었다.
성장한 영민과 승탁을 보며 테스 형은 뿌듯해했다.
이제.. 길었던 이 생활을 정리할 때가 됐던 것이다.
테스 형, 아니.. 오주명 박사는 병원의 수호신처럼 있다가 수많은 사람들을 돌보았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다.
그의 마음 덕분에, 그의 마음이 전해진 덕분에.. 영민과 승탁이.. 그가 해야 할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고..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오주명 박사는 처음부터 떠나는 그 순간까지.. 의사였다.
오직 환자만을 생각했던 의사였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남았고, 환자를 살릴 수 있어서 떠날 수 있었던.. 그런 의사였다.
그래도 마지막은 오박사가.. 손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수정이.. 알지 못했던, 알지 못했지만 알고 있었던..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다시 의사로 돌아온 영민은.. 코마 상태였을 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 그때의 배움을 헛되이 하지 않으며..
올바른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순간에도 환자를 살릴 수 있음에 감사하고..
어떤 순간에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금손을 보는 것이 아닌 환자를 보는 그런 의사가 되기 위해.. 계속 걸어 나갔다.
승탁과 영민..
그들은 최고의 콤비로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환자를 바라볼 줄 아는..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갔다.
그리고 그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들이 달려가는 길 끝에.. 어떤 환자가 있더라도.. 그들은 환자를 바라볼 것이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의 금손으로.. 환자를 살릴 것이다.
고스트 닥터는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메디컬이었다.
기술이 좋은 의사가 아닌, 환자를 바라볼 줄 아는..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끝에선 깔끔하게.. 그들이, 의사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보였다.
그 길 끝이.. 환하게 빛났다.
그만큼 아름답고 빛났던.. 드라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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