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 드라마

해피니스 1회, 감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피터Pen 2021. 11. 6. 00:28
반응형

#1. 포스트 코로나, 또 다른 코로나, 언제든 코로나

12년 전 고등학생들은 알고 있었을까.

12년 후 자기들의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손 세정제를 손에 쓱쓱 바르는 것이 일상화된 세상이 올 거라고.

 

누군가는 꿈을 위해 달려가다, 때론 넘어져서 좌절하고..

또 누군 아무 생각 없이 살지만, 딱히 아쉬웠던 적은 없기도 하고..

어제는 간호사, 오늘은 공무원, 내일 경찰.. 매일매일 바뀌는 꿈과 목표를 재설정하며..

그렇게 남들처럼 살아갔을 뿐인데, 어느 날 감염병이란 것들이 일상이란 것들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그 시절을 살았던 새봄과 이현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답답한 맘에 옥상에 기대앉았는데, 사람들은 자살기도라며 난리를 쳤다.

그저 바람을 쐬고 싶은 건데 말이다. 

 

그때 오직 새봄만이 요란 떨지 않고, 묵묵히 그의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이 이야기는 코로나 시대 이후, 포스트 코로나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드디어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된 어느 날, 모텔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용의자의 입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경특대 친구에게서 약을 받았다는 진술로 이현은 마약 환각 증세로

인한 살인사건으로 판단한다.

 

한편 경특대 교관으로 임무수행 중인 새봄은 경특대 친구가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고과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 그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가 목격한 것은, 섬뜩하게 동료를 물어뜯고 있는 이종태였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이종태를 제압하다 손끝에 상처를 입은 새봄.

과연 종태는 약물 중독 자였던 걸까, 아니면 감염병 환자였던 걸까.

 

#2. 약물에 의한 환각증세 일까, 아니면 새로운 감염병의 출연일까?

누구든 인간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본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사람을 물어뜯은 피의자를 보고, 경찰은 마약에 중독된 남자라 말한다.

하지만 중대본의 어느 중령은 감염병 환자라고 말한다.

 

똑같은 피의자를 보고 두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은, 더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이 진실이다.

 

감염병 의심환자인 종태에게 공격받은 새봄이 머문 곳은 감염자들을 모아둔 격리시설이자 군 보안 시설이었다.

아직 초기 단계로 파악되는 감염병.

감염병의 실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중령, 한태석.

 

검사 결과, 감염병에 걸리지 않은 새봄은 중대본 입장에서도 아주 필요한 존재였다.

충분히 검사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존재인 것이다.

새봄 또한 그걸 알기에, 쿨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내 집 마련의 꿈.

 

"내 고과점수, 최고로 올려놔요. 이번에 있는 공공임대 아파트, 그거 내가 차지하고 싶거든요."

 

감염병에 걸려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를 두려운 상황에

내 집 마련할 걱정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태석은 묻는다.

 

"당신은 두렵지 않습니까? 어제까지의 세상이 모두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아마, 감염병으로 인해 백팔십도 달라진 우리 사회를 표현하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실, 새봄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감염병도 무섭지, 그런데.. 내 집 없는 것도.. 내 집 없이 사는 것도.. 엄청 무서워.'

 

이런 마음 아닐까..

누군가에겐 내 집 마련이 감염병보다 더 급하고,

또 내 집 마련이 더 간절하고 더 큰 행복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아, 고과점수는 최고점으로 받아냈는데, 완벽하게 공공임대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선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부양가족이 있으면 더 좋은데, 누가 있을까.. 하는데 늘 옆에 붙어 다니던 한놈이 있다.

괜찮은 놈이다, 저놈이면 함께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 

 

뭐, 로코 같은 운명적인 사랑만 사랑인가. 

늘 옆에 있어서 좋은, 같이 있는데 불편함이 없는..

우정과 찐한 사랑, 그 어디쯤에 있는 것도 꽤 훌륭한 사랑 아닌가..

백마 탄 왕자님은 아니어도, 내 옆에 있는 이 사람, 이 정도면 꽤 멋지지 않은가. 그 정도면 충분하지.

 

그래서 새봄은 자신에게 걸어오는 이현에게 말한다.

 

"우리 결혼할래?"

 

이건 뭐, 12년 전에는 네가 고백했지만, 이번엔 내가 청혼한다. 이건가..

꽤 재밌다. 나름 공감 가는 배경에, 몰입감 있는 진도까지.. 익숙한 듯 새로운 방식이 아주 흥미롭다.

 

그런데 부산행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감염병이면 다 좀비가 되는 것 같은데..

이번 감염병 환자들은 뭘까. 광견병처럼 표현되기도 했고, 물을 계속 찾는 것이 연가시가 들어간 듯한 느낌도 주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드라마의 핵심은 이런 좀비물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감염의 시대를 살아가는, 감염자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닐까.

감염이란, 앞으로 또 언제든.. 있을 수 있는 그런 거니까.

하지만 인간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적응하고, 또 이겨내며 살아가는 게..

또 그게 인간이 사는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다.

 

꽤나 흥미로웠던 "해피니스"..

과연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행복이란 뭘까.

과연 어떤 삶을 보여줄까.

과연 앞으로의 전개는 어떻게 될까..

 

그 모든 것이 기대가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