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궐을 벗어나서야 행복한 휘와 지운
둘은 궐에서 벗어나야 행복할 수 있는 걸까.
지운에게 처음으로 자신이 여자란 사실을 고백한 휘.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어디 그러기가 쉬웠을까.
그 고백은 휘에게도 도박이었을 것이다.
지운은 놀랐기도 하지만 오히려 휘를 대견하게 바라봐주었다.
어찌 그리 여린 몸으로 그 힘든 곳에서 지금까지 버텨주었는지..
그 삶을 버텨냈던 휘가 얼마나 괴로웠을지..
그래서 더 일찍 알고 지켜주지 못한 것이 더 미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제 다행이지 않을까.
이제 그의 마음은 불충 일지 언정 속일 필요는 없는 마음이 되었으니.
그저 표현하기만 하면 되는 누구에게나 있는 평범한 그저 솔직하기만 한 마음이 되었으니.
이젠 사랑해도 되는 마음이겠지.
저 시대에 남자를 향해 사랑한다고 말하는 각오. 그 각오가 얼마나 많은 각오를 함축했을지..
그것이 참 쉽지 않았을 텐데.
요즘에도 얼마나 편견이 많은데 저때는 어땠을까.
하지만 처음부터 지운에게는 그런 건, 그런 시선은 상관없었던 것이다.
휘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지운이 사랑했던 것은 그냥 휘라는 사람이었으니까.
궐에서 벗어나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두 사람.
오직 이 순간만큼 그들은 권력에 이용되지 않고 오로지 지운과 휘로서 있을 수 있었다.
귀한 옷을 벗어던지고,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어도 그들은 너무나 가볍다.
당장이라도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아갈 수 있을 만큼.
둘은 함께 앞으로 살아갈 평범한 미래를 그려본다.
그 미래는 평범한 부부의 모습이자 행복한 가족의 형상이었다.
바닷가 근처의 작은 초가집. 그 안에서 꿈꾸는 작고 행복한 미래.
평범한 가족.. 항상 휘가 꿈꿔왔던 것이다.
지운은 미래에, 아주 먼 미래에 휘를 위해 해주고 싶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는데..
자신의 꿈을 말하는데, 왜 자꾸 이뤄질 수 없는 꿈일 것 같아서 그 말들이 슬프게 들리는지..
휘에게 줄 선물을 몰래 사서, 당신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그 마음.
그 선물을 줄 수 있을까.
왜 이 선물이.. 언제 줄지 모를 그 비녀가.. 자꾸 붉은 피가 묻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 선물을 오롯이 깨끗하게 받아, 그저 평범한 여인처럼 웃어줄 휘의 모습을 원하는데..
그 모습이 환상 속에서, 잠들기 전 잠깐 꿈에서나 볼 표정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이제 곧이었다.
그저 평범한 여인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서 오붓하게 살 수 있는 그 삶.
그 삶이 이제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휘의 운명은 쉽사리 그녀에게 평범함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정석조에게 발견된 것이다.
#2. 다시 궐로 돌아온 휘, 그녀가 휘두를 칼날의 방향은?!
누군가가 왕이 마시는 탕약에 독을 탔다.
어느 세력의 짓일까? 외조부인가, 종친인가.
왕이 승하하자, 외조부는 더욱더 빨리 휘를 데려오는데 전념을 한다.
그에겐 권력을 위한,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한 꼭두각시가 필요했으니..
반드시 휘를 데려와야 했다.
혜종은 세자가 외조부에게서 완전히 독립할 수 없다면 차라리 외조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자유롭길 바랐다.
하지만 그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딸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던 아비의 마음까지도 권력을 위해 짓밟아버리는 외조부.
외조부는 휘를 건드렸던, 아니, 자신의 권력 앞에 도전했던 외척 세력들을 모두 잘근잘근 밟아버렸다.
역모를 꾀하였단 이유로 모두 하나하나 뭉개버렸다.
"싸울 때는 감히 상대를 보고 덤볐어야지.."
그의 포스는 그야말로 최강 빌런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욕망 앞에선 그 어떤 이유도 없다는 말이, 마치 그를 형상화하는 듯했다.
그는 휘를 압박하기 위해 조금씩 휘의 주변 사람들의 숨통을 조여 간다.
그 첫 번째는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던 제현 대군이었다.
세자의 가장 큰 경쟁자이자 언제든 세자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이 녀석. 이 녀석만큼은 없애야 했다.
하지만 이 어린것이 무엇을 알았을까.
이 아이 또한 그저 궐이라는 정글 속에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장기 말에 불가했는데.
그저 장기 말 하나가 뒤집혔을 뿐인 것인데.
하지만 휘는 그런 이 아이가 자신과 같아 보여서 마음이 쓰인다.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저 어린아이도 자신과 같았구나.
나만 죽길 두려워하고 있었는 줄 알았는데, 저 아이도 똑같이 죽기 두려웠구나.
당쟁으로 희생되는 것은 나 하나로 족하다.
자신만 희생하면, 나만 포기하면 내 주변 사람들을 모두 살릴 수 있다.
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선 내가.. 내 삶을 포기해야 한다.
#3.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 외조부님의 인형이 되겠습니다
자신을 도와주었던,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희생했던 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휘는 외조부를 위한 인형이 되기로 결심한다.
왕이 되어, 외조부님을 위해 살겠습니다. 외조부님의 뜻대로 움직이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내 사람들만은 건드리지 말아 주세요.
외조부 입장에선 얼마나 어이없을까.
자신을 내려놓는 대가가 겨우 주변 사람들의 안위라니.
사람을 보는 마음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 두 사람은 달랐던 것이다.
욕망 앞에 그 이유는 필요 없다 하였는가.
사랑 앞에서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을 향한 마음 앞에서도 그 이유 또한 필요 없는 것이었다.
희생 앞에서 그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적어도 세자에겐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자신에게로, 몇 번이고 달려오는 지운이 두렵다.
자신에게 더 다가오면 자신이 그를 지켜줄 자신이 없기에..
더는 자신은 그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기에..
더는 다가오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계속 보고 싶은 그녀의 모순적인 마음.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이도 저도 아니게 갖고 있을 순 없는 마음이다.
잘라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다가오면 죽을지도 모르기에.
그렇게 휘는 왕위에 올랐다. 거짓뿐이고 허울뿐인 왕위에 올라서서 거짓으로 자신 앞에 고개를 숙이는 대신들을
보며 그렇게 붉은 도포를 걸치고 앉았다.
꼭두각시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건 지운도 마찬가지였다.
다 상관없었다. 그녀가 누구였든, 어디에 있든, 어느 길을 가던 상관없었다.
그냥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있는 저 자리가 당신을 아프게 한다면, 내가 데리고 나가면 그만이다.
휘가 외조부에게 볼모처럼 잡혀있다면 자신이 구해내면 될 일이었다.
둘의 슬픈 사랑은.. 다시 여기부터.
이제부터 시작이다..
슬픈 운명 속으로 제 발로 걸어가는 휘와, 담담하게 따라가는 지운의 뒷모습..
그들은 그 폭풍 속에서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지운과 현은 휘를 구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까.
이 다음편을 기대해보자.
개인적으로 정석조가 오히려 마지막에 휘를, 아니 담이를 지켜주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담이는 자신이 죽였지만, 이번에도 그는 휘를 죽일 수 있을까?
아들이 사랑한다는데 이번에도 이것을 어긋난 부정이라 말하며 끝까지 죽이려 들 수 있을까.
결국엔 아들한테 져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니.
설령 상원군 대감을 배신하여 그의 손에 죽음을 당할지 언정, 마지막 순간엔 아들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까.
이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잘못되었어도, 그 방식이 틀렸어도, 삐뚤어진 사랑이라도 그 또한 아비의 사랑이었으니.
말을 듣지 않는 자식을 차마 베지는 못하고 칼등으로 치는 그런 아버지였으니.
엄해도 아버지였으니, 그러지 않을까 싶다.
정석조가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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