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 드라마

멜랑꼴리아 2회. 천재가 아닌 인간 백승유를 만나서 기뻐..

피터Pen 2021. 11. 1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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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너에게 수학을 강요하지 않아

어른들은 승유에게 늘 수학을 강요했다.

수학을 잘한다는것은 곧 이 사회에서 성공을 보장한다는 뜻이었기에.

그래서 승유는 이제 더이상 수학을 풀지 않는다.

그가 천재였기에, 천재라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야 했기에..

 

그런 그에게, 아무런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이 그저 악몽만을 반복하고 있던 그에게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 황무지에서 원석을 캔 듯한 미소로 그를 반겨주는 여선생님.

윤수..

 

윤수는 수학을 좋아하면서도 수학을 밀어내는 승유를 어떻게 해서든 다시 수학의 세상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그만큼 순수하게 수학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이도, 그만큼 순수하게 수학을 즐길 줄 아는 이도 드물었기에.

그 아이의 수학에 대한 애정만큼은 지켜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교사로서.. 말이다.

 

자신에게 삐딱하게 대하는 승유에게 윤수는 문제를 하나 낸다.

승유는 그 문제를 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자신은 더이상, 다시는 수학을 풀지 않으려고 했기에.

하지만 계속 생각나고, 그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수학이었고 공식이었고 숫자였다.

그만큼 그의 시선은 수학으로 가득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의지로 직접 그 문제를 풀고 싶어 학교로 찾아왔다.

밤을 새서라도 풀고 싶었기에, 답을 찾지 못했더라도 문제를 푸는 순간의 열망과 자유를 느끼고 싶었기에.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말이다.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신의 걸음으로 수학을 마주하게 된 승유.

이때부터 승유는 조금씩 변화했다.

 

모든 사람들이 승유에게 천재라고 수많은 기대와 강요를 했을 때,

윤수만큼은 그를 천재라고 하지 않았다.

그저 수학으로 세상을 보는 그의 시선이 맘에 들었을 뿐.

윤수는 승유를 그저 백승유로 보았던 것이다.

천재 백민재가 아니라 말이다.

 

#2. 교무부장이 경쟁에 집착했던 이유

교무부장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녀는 집안에서도 늘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해왔다.

서자라는 이유로, 혼외자라는 이유로 항상 차별받았기에 어떻게든 동생을 이기려고 죽도록 애를 썼다.

인정받기 위해, 태연하게 보이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것은 결과를 내놓는 것 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는 자신을 봐주지 않을 것이기에.

그런 생각이 점점 더 그녀를 궁지로 몰아넣고, 무리수를 두게 하는것은 아닐까.

 

가족 안에서 조차도 경쟁을 해야했던 교무부장 입장에서,

학교 안에서 친구들끼리의 경쟁은 어쩌면 당연한거였다.

 

"대한민국에서 입시가 장사가 된지 오래다. 입시 결과가 실력이고 품위이고 능력이다"

 

이 안에 그녀가 만들려는 성공의 기준과.. 학교의 모습이 다 담겨있는 것 같다.

오직 성공과 결과로만이 증명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과 답이 있는 세상.

그 정해진 답을 정확하게 적어낼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인 그 세상 말이다.

 

그녀가 만들어낸 학교 속에서 아이들은 친구를 경쟁자로서 견제하고. 

열등감 때문에 상처받게 만든다.

 

결국 어른들 사이의 경쟁이, 아이들의 경쟁으로 심화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른들의 욕심을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꿈이고 목표라고 세뇌당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잠깐 스쳐가는 장면이었지만 어느 수학선생이 칠판에 적은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그냥 외워..

다음 시간까지 다 외워라.

 

그저 외워야 하는 것, 외워서 적는 정답들.

그게 수학인가.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수학은 그런건가..

 

#3. 풀지 못한 문제의 답을 적으러..

승유는 윤수와 만나 함께 수학을 풀어가며, 생각해가며..

점점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점점 자신의 과거와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좋아해도 된다는 마음이 생긴다.

오직 수학을 풀때만큼은 그는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까.

그는 그저 특별하거나 천재였던 것이 아니라

그의 시선 모든 것에 수학이 보였기 때문에 특별해진 것이다.

 

하지만 경쟁이라는 사회 속에서, 그 축소판인 학교는 '천재'인 승유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가 학교에 있으면 견고하게 유지해 왔던 기득권들이 조금씩 흔들릴 수 있으니까.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그를 학교에서 쫓아내려고 한다.

 

승유는 이전같았으면 그냥 포기하고 안해요.. 하고 떠나면 그만이었을 텐데.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고 지켜봐주는 윤수라는 선생님을 만나..

풀리지 않는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답을 적으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답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답을 향해 걸어간다.

 

승유와 윤수의 수학을 향한 순수한 마음.

그저 순수하게 밤새 수학을 풀었을 뿐인데..

욕심에 얼룩진 사람들의 눈에는 그 마저도 건전하지 못한 만남으로 보이거나,

부적절한 만남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고비를 그들은 어떻게 증명하고 이겨낼까.

 

화려하게 쌓인 트로피들을 마치 과거의 영광인것처럼, 그것이 성공인 것처럼..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인것처럼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가르쳤던 이 세상.

 

그저 재밌어서 했던 것이고, 그저 재밌어서 잘했던 것 뿐인데

어른들은 그것을 성공이라는 기준안에 가둬버린다.

 

어른들이 말하는 '백민재'는 뭐였을까.

백민재의 상징은 성공이었을까? 

성공? 무슨 성공.

도대체 뭘 하면, 뭐가 어떻게 되면 성공인데.

 

그냥 수학 좋아하는애가 수학 잘하는건데, 그 이상 뭘 하란걸까.

 

분명 어른들의 고민을 해야할 때가 있다.

어른들의 말이 맞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후회할 수도 있고, 깨달았다고, 그때 어른들의 말을 들어서 다행이라고 말할 때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꿈을 꿀 수 있을 나이때는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는거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하게끔 강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틀린 길이라도 자신이 정한 답을 거침없이 적어나갈 수 있게, 자신의 인생을 꼭 성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아이가 되도록 그렇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이 드라마 속에서 승유가, 윤수를 만나 정말 자신의 꿈을 찾아가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행복을 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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